2024년

독립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강지나

daystarbooks 2024. 12. 12. 06:19

수정의 이야기


수정이는 가족부양이라는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는(독립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아이입니다.
가난도 문제였지만 그 가난을 끝낼 수 없도록 한 그녀의 어머니가 더욱 문제였지요.
그녀는 분명히 잘 살고자 하는 의지도 있고, 적극적인 행동도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런 그녀를 계속 빚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는 원인이었습니다. (도박과 사기, 대출 등) 그녀는 그걸 자신이 모두 해결해 줄 수 없고, 해결할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독립을 시도합니다.



빈곤은
“단순히 낮은 소득이 아니라 기본적 역량의 박탈로 규정해야한다”
여기서 역량은
“개인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이다



자신의 역량을 세상에 펼칠 수 있는 기회. 그런 것이 수정이에게는 필요했습니다. 사람은 태어난 조건이 모두 다릅니다. 그것이 출발선이 되어버리는 사회입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속도대로 살아야한다는 말은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출발선 뿐만 아니라 그 위를 달리는 지면의 굴곡자체도 서로가 다르다는걸 나중에는 느끼게 됩니다. 누구는 계속 오르막이고 누구는 평탄합니다. 사회는 사람들에게 이런 편차를 줄여주는 복지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빚에 몰리고 생활고에 시달려 ‘동반자살’을 했다는 가족의 뉴스를 심심찮게 접하는 것도 그런 맥락 속에 있다. 자신은 괴로움에 세상을 하직하더라도 남은 아이들은 사회가 잘 키워줄 수 있다고 믿었다면 그런 살인 행위는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자녀 양육이 가족만의 몫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연로한 부모의 부양 책임도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몫이 되어야 한다.



요즘 돌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오늘 읽은 부분이 그 맥락과 함께 하네요.


생각해볼 것들
수정이는 잘 독립할 수 있을까요?
나도 아직 독립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나요?
개인이 독립해서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건 어떤걸 의미하는 걸까요?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